사람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해 살인에도 거리낌이 없는 ‘사이코패스’. 그런데 이 ‘사이코패스’들이 무의식 중에 보통 사람과는 다른 말투를 사용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밝혀졌다.
미국 코넬대학(Cornell University) 제프 핸콕(Jeff Hancock)박사와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niverstiy of British Columbia) 공동 연구진은 최근 컴퓨터를 이용해 범죄자들의 말 패턴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런데 그 결과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에게 다른 사람과는 다른 특이한 형태의 언어 패턴이 발견된 것이다.
연구진은 캐나다의 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살인자 중 사이코패스 검사인 ‘PCL-R 검사’를 통해 증명된 14명의 사이코패스 살인자와 일반 살인자 38명의 말을 비교 분석했다.
먼저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저질렀던 살인 범죄 장면을 상세하게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사용한 말들을 컴퓨터를 사용해 자세히 분석했다.
그 결과 사이코패스 살인자들과 일반 살인자들은 ‘언어 습관’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사이코패스 살인자들은 ‘왜냐하면’, ‘그러므로’, ‘그래서’ 등의 접속사를 유달리 많이 사용했다. 또 ‘음식’, ‘성관계’, ‘돈’ 등 1차원적 및 육체적 욕구를 나타내는 단어를 보통 살인자보다 2배나 더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난히 범죄 당일 먹고 싶었던 음식에 대해 자세히 묘사하기도 하면서 1차원적 욕구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일반 살인자들은 ‘가족’, ‘종교’, ‘정신’ 등 사회적 욕구와 관련된 단어를 주로 사용하는 점이 달랐다.
연구진들은 “사이코패스들은 살인이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인과관계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접속사를 자주 사용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이코패스 살인자들은 자신의 범죄를 설명할 때 과거 시제를 사용했는데, 자신이 저지른 살인을 한 걸음 떨어져 객관적인 사건인 것처럼 묘사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일반 살인자에 비해 말을 더듬는 경향도 있었다. 설명 도중 ‘음’, ‘어’ 와 같은 단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연구진은 이 같은 습관이 자신의 범죄를 미화하려고 생각하면서 이야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상대방이 하는 말이나 SNS에 올린 글들을 분석하면 그 사람이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가졌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연구결과는 법률 및 범죄 심리학(Legal and Criminological Psychology) 저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