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게시자로부터 글을 제보받는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지하철에 설치되어 있는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깊은 분노가 섞인 장문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신원 미상의 글쓴이는 주말 오전 지하철을 타고 학원 가는 길에 사람이 별로 없어 자리가 많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구석자리가 좋아서 잠깐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서 가던 그에게 누군가 툭툭 건들며 “여자야? 여자도 아닌데 여기 앉아있네, 아래 봐봐, 한글 못 읽어?”라며 반말로 다가왔다.
초면에 무례한 반말로 말을 건 상대에게 불쾌감을 느낀 그는 ‘임산부가 오면 비켜줄 수 있고, 배려석이지 지정석이 아니다’라며 “그렇게 배려심이 넘치시는 분이 왜 초면에 반말이냐”라는 등의 날선 말을 주고받으며 지하철을 내렸다고 한다.
이에 글쓴이는 자신의 생각을 이어갔다.
그는 ‘개인의 성행위에 따른 결과물에 왜 타인이 피해를 보거나, 배려를 요구당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임산부 배려석뿐만 아니라 비행기 내의 갓난아이 울음소리, 상영관에서 떠는 아이들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성행위의 결과물을 세상 모두가 무조건적으로 축복해주고 배려해줄 것이란 말도 안되는 생각 자체가 극도의 이기주의 아닌가’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거기에 이러한 의견에 예상되는 반문들과 자신의 답변또한 적어두었다.
‘네 가족이라도 그럴 것인가’라는 말에 대해서 글쓴이는 애를 낳을 생각이 없고 처음부터 해당사항이 없다며 가정적 상황에 타인을 대입시켜 정당화하지 말라는 주장을 펼쳤다.
국민연금을 책임질 미래세대라는 주장에 대해선, 엄연히 내가 강제로 납부하게 된 돈에 비해 훨씬 적은 돈을 받게 될 것이기에 처음부터 안 내고 안 받는게 오히려 바람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초에 이러한 제도는 대중교통은 이용하지도 않을 사람들이 정책적 선민의식으로 만들어낸 정책이며, 실제로 이로 인해 배려를 강요당하는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고된 하루를 보내는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이미 노약자석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전적으로 ‘배려’를 설득해야할 자리가, 강요해야할 자리로 변질되어버린 제도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글을 마쳤다.
이에 네티즌들은 일부 공감을 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글쓴이야말로 부모님께서 좀 더 튼튼한 콘돔을 쓰셨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결과물인데…”라며 그의 극단적인 사고방식에 비난하는 반응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아래는 해당 게시물의 원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