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경유

 

‘가짜 경유’를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이들은 선박용 경유에 염료를 넣어 색을 바꾼 뒤, 차량용으로 속여 주유소에 넘겼고, 전국 일부 주유소에서는 이 사실을 알고도 싼 값에 사들여 소비자에게 가짜 석유를 유통했다.

지난 12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가짜 경유를 제조해 시중에 판매한 혐의로 50명을 검거하고,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피의자들의 범행은 조직적으로 이뤄줬는데, 공급, 유통, 알선, 탈색 등을 담당한 주범과 주유소 운영자 등 총 50여 명이 이번 일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경찰은 한국석유관리원과 함께 가짜 경유 제조 및 공급·판매한 일당을 차례로 검거해왔는데, 경찰에 따르면 공급자들은 유황 성분이 높은 선박용 경유 150만여 리터(ℓ)를 전남 여수 오동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 매입했으며, 1리터당 가격은 400원이었다.

 

이후 전남 구례의 유류 저장소로 옮겨 일반 경유와 1대 2 비율로 섞어 선박용 경유가 붉은색을 띠는 탓에 이를 들키지 않으려 염료를 넣고 노랗게 탈색해 ‘가짜 경유’를 만들었다.

단속을 피하고자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에 작업했고, 직접 거래하지 않는 경우에는 서로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급책은 판매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이들이 2020년 1월~지난해 10월 사이 만든 가짜 경유는 총 500만 리터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식으로 제조된 가짜 경유는 전국 주유소 21곳으로 팔려나갔는데, 경기, 충북, 충남, 경북, 대구, 전북 등이다.

심지어 주유소 운영자는 가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차익을 남기기 위해 싼값에 이를 사들였는데, 리터당 1400원에, 총 487만 톤이 팔렸고, 이 덕에 피의자들은 총 15억 상당 불법 이익을 취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압수한 가짜 경유 13만 리터를 폐기하고, 1만 리터는 증거로 보관해둔 상태”라며 “한국석유관리원 등 기관과 함께 가짜 석유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미 가짜 석유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주유한 차주 피해가 예상되는데, 선박용 경유는 일반 경유의 최대 50배에 달하는 황 성분이 포함돼 있어, 이를 차량에 주입할 경우 차 내부는 물론 환경 오염 문제를 일으킨다.

 

일반 경유에 포함된 황 함량이 10ppm 이하라고 하면, 선박용은 최대 500ppm 수준이다.

 

이런 가짜 경유를 넣은 차는 오염물질 저감장치에 황 성분이 쌓이게 되고, 이는 엔진 부담을 더하기 때문에 결국 차량 출력이 저하되고, 엔진 수명이 단축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 대기에 배출하는 오염물질도 훨씬 많아지게 된다.

 

석유사업법 제29조(가짜 석유제품 제조 등의 금지)에 따르면 가짜 석유 제품을 제조ㆍ수입ㆍ저장ㆍ운송ㆍ보관 또는 판매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한 자는 벌칙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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