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항공당국이 ‘공항 화장실에서 발견된 신생아의 어머니를 찾겠다’며 여성 승객들을 대상으로 무리하게 강제 신체 검사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2일 도하 하마드 공항의 한 화장실에서 신생아가 발견됐다.
카타르 당국은 신생아의 친모를 찾기 위해 공항의 여성 승객을 대상으로 자궁 경부 검사 등 신체 검사를 진행했다.
당시 카타르발 시드니행 항공기에 타고 있던 여성 승객들은 앰뷸런스로 옮겨져 신체 검사를 받아야만 했다.
이들은 여성 의사 앞에서 옷을 벗고 검사를 받았는데, 의사는 복부와 자궁 검사를 통해 최근에 출산을 했는지 여부를 검진했다고 한다.
익명의 제보자는 AFP통신에 “여성 승객들이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강제로 검사를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은 원치 않는 검사를 받은 호주 여성들이 언론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이들 여성이 탄 카타르 항공 QR908편은 이륙이 4시간가량 지연됐다.
호주 외교통상부는 공식 외교채널로 카타르 정부에 이번 사건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도하 공항 카타르항공 항공편에서 일부 여성 승객들에게 행해진 용납될 수 없는 대우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여성 승객들에 대한) 대우는 불쾌하고 매우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일련의 사건들은 극도로 충격적이고 불쾌한 일이며,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카타르 당국에 이 일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매우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하마드 국제공항은 성명을 통해 “의료 전문가들이 아기가 발견된 뒤 산모의 건강을 염려했고 소재 파악을 요청했다”며 “아기가 발견된 장소에 접근 가능한 승객들에게 조사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신생아의 친모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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