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박대성 화백의 작품
지난 3월 17일 경북 경주 엑스포 대공원 내, 솔거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던 박대성 화백의 작품을 초등학생이 훼손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 일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이유는 초등학생이 2명이 작품을 훼손했다는 점이 아니다.
보험 평가액만 약 1억 원 가치를 지닌 자신의 작품이 훼손됐음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보상금을 청구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초등학생을 “봉황”이라 칭했기 때문에 화제가 됐다.
앞서 2명의 초등학생이 훼손한 작품은 통일신라시대 최고 명필로 꼽혔던 김생의 글씨를 박 화백이 모필 한 것으로, 가로 39cm, 세로 19.8m에 이르는 대작이자 명작이다.
그 큰 크기에 전시관에서도 이 작품을 액자에 넣어 평범하게 전시하기는 어려워, 관람객과의 거리를 좁히면서도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안전 선을 제거한 상태였지만, 작품 옆에는 주의를 주는 안내문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었다.
초등학생의 아버지는 그런 아이를 말리기는커녕, 그런 아이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그 탓에 작품 내 글자의 일부분이 훼손되었고, 미술관 측은 CCTV 속 부자를 찾아내 항의를 했다.
정작 이 소식을 들은 박 화백은, 어린이가 그랬다는 사실을 들으며, “아무 문제도 삼지 말라”고 밝혀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다.
더불어, 고놈이 내겐 봉황이라고 하며, “봉황이 지나간 자리에 그 정도 발자국은 남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한바탕 웃었다.
그 아이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의 작품을 봤겠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또, “내가 보상을 요구하면, 그 아이 부모가 아이를 얼마나 원망하겠나. 아이도 위축될 테고. 아이가 미술관에서 가져가는 기억이 그래서는 안 된다. 인간이 서로 원수지고 살 필요가 없다. 왜 이렇게 다들 ‘네 편 내 편’ 하며 비싼 에너지를 값싸게 소진하나. 물론 관람 문화가 좀 더 개선될 필요는 있다. 이번에 여러 기사가 나가면서 이런 부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 본다.”며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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