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한 의사
‘실화탐사대’를 통해 폐질환에 대한 세계적인 권위자였던 故 고원중 교수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MBC 시사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서는 지난 2019년 자택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 의사의 죽음을 다루는 이야기를 전했다.
평소 환자와 연구만 생각했을 만큼 열정이 넘쳤던 고원중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호흡기 내과에서 18년간 일을 한 호흡기 내과 베테랑 전문의였다.
그랬던 그가 동료들과 갈등을 빚었던 시기는 바로 메르스 사태 이후였다.
‘정부에서 내려온 메르스 관련 지침을 따라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가, 한 선배에게 “논문 좀 쓴다고 사람 무시하냐”는 소리를 듣고 난 이후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
동료 교수들은 고원중 교수가 메시지를 보내는 중간에 단체 채팅방을 나가버리거나 험담을 하는 등 철저히 그를 고립시켰다.
이것과 더불어 고원중 교수가 감당해야 할 업무량도 늘어만 갔다.
따돌림에도 불구하고 견디고 있었던 고원중 교수는 자신 때문에 본인 아래에 있던 후배마저 피해를 보자 미안함에 새로운 병원으로 이직을 결심하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것으로 새 출발을 기약했지만 호흡기 내과 주최로 2019년에 열린 환송회가 고원중 교수를 또다시 좌절하게 했다.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무리를 위해 환송회에 참석한 고원중 교수는 약속 장소에 아무도 오지 않은 상황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동료 교수들이 약속 시간보다 10분~20분가량 늦게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환송회의 주인공인 고원중 교수에게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고, 본인들끼리 수다 떨기 바빴다.
18년간 몸을 담았던 조직에서 싸늘한 대우를 받은 고원중 교수는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꼈고, 결국 그는 집으로 돌아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이후 같은 병원의 다른 과 의사들이 나서서 도와주며 진술서를 제출했지만 병원은 산업재해로 인한 보상금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유족은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NEWSNACK/ 무단복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반 시 법적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