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자폐아
대한항공이 자폐를 앓고 있는 고객의 탑승을 거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화제이다.
자폐 아들을 둔 A씨는 지난 27일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 대한항공에서 탑승을 거부당했다는 주장이 담긴 글을 올렸다.
A씨는 “7월 26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대한항공에 탑승했다. 수속 때도 아들이 자폐임을 밝혔다. 검색대를 지날 때도 최종 탑승 대기실에 입장할 때도 계속 ‘우리 아들 자폐예요’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생각보다 너무 좁은 환경에 아이가 답답했는지 밖으로 도망 나갔다. 내가 데리고 오면 되는데 여승무원 하나가 남직원에게 쫓아가라고 해서 오히려 아이가 놀랬던 것 같다. 내가 다시 데리고 온 후에는 밖으로 다시 나가지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았다. 약 효과가 다 돌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게 당연했다. 그동안 아이는 자리에서 4차례 일어나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며 “괴성을 지른 것도 아니고 얼굴을 치는 행동을 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 사이 승무원들이 A씨에게 다가와 자폐 아들의 증상에 대해 물었고, A씨는 자세하게 설명한 후 아이를 빨리 재우기 위해 한 번 더 약을 먹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시 찾아온 승무원은 기장이 탑승을 거부했다는 말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A씨는 “남에게 피해를 줄까 봐 함께 탄 딸아이 마음이 상할까 봐 하라는 대로 얼른 짐 챙겨서 내렸다.
딸 아이는 혼자 아빠를 만나러 한국에 갔다”며 “아들이랑 쫓겨서 범죄자처럼 나오는데 황당했다. 고함을 지른 것도 아니고 자리에서 일어난 거로 쫓겨나는 게 말이 되냐”고 호소했다.
끝으로 “우영우정도는 돼야 사회에 나올 수 있는 거냐. 전화로 환불을 문의하니 1인당 위약금 220유로, 총 440유로를 물어야 된다고 한다”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상심한 우리 딸 마음과 애써 지키던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이 깨진 건 어떻게 회복을 해야 하냐”고 마무리지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기장과 부모의 입장 차이는 이해하는데 위약금은 너무했다”, “다른 승객들의 안전도 중요하긴 하다”, “단순히 자폐라서 탑승 거부를 당한 거냐”, “내가 같은 비행기에 탔다면 계속 불안했을 것 같다”, “통제가 가능했다면”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대한항공 측은 “당사는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승객에게 탑승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안전운항이 저해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다른 승객의 안전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승객 하기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해당 승객은 항공편 탑승 후 기내 전·후방을 배회하다가 탑승교 바깥으로 뛰쳐나갔으며 좌석에 앉아 달라는 수차례 요청에도 착석하지 않았다. 특히 안전 운항 절차상 기내에 탑승한 승객이 기내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에 객실 승무원이 동 내용을 운항 승무원에게 알렸고 운항 승무원이 직접 해당 승객의 상태를 살폈다.
당장 하기를 결정하지는 않고 상황을 보기로 결정했다”며 “그럼에도 해당 승객이 보호자의 통제를 따르는 데 문제가 있어 하기를 결정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끝으로 “물론 안전을 위해 승객을 하기 조치하였으나 해당 승객과 가족들이 겪게 된 당혹스러운 상황에 대해서는 너무나 안타까운 심경”이라며 “이에 당사는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항공권 환불 위약금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전액 환불 조치할 예정”이라고 환불 정책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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