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샤넬의 한국 지사 간부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직원들을 성추행 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의 한 샤넬 매장에서 일하는 A씨는 입사 초기 한 남성 간부가 자신의 몸을 만지는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
당황한 나머지 아무런 대응도 못 했는데, 알고 보니 자신과 같은 피해를 본 여직원이 한둘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는 전국의 백화점 매장 영업을 총괄하는 40대 남성 B씨였다.
A씨는 “‘이 사람은 내 몸을 어디까지 주무르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 때까지 겨드랑이 이런 부분까지 다 주물렀다”고 밝혔다.
또 “잠깐 포옹하고 마는 게 아니라 이렇게 막 가슴을 완전히 밀착시킨다든가,꽉 껴안고 하세요. 싫다고 뿌리칠 수 없죠. 그럼 찍혀요. 항상 만져보라고 하셨던 것 같아요. (자기) 가슴이나 이런 데….”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도 10명이 넘는 것. 하지만 문제는 샤넬 지사의 태도였다.
노조가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징계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오히려 피해내용을 알리지 않겠다는 비밀 서약을 요구하더니, 서약을 한 뒤에는 징계에 관한 진행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참다 못한 직원들은 지난 9월 노동조합에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가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드러난 피해자만 10여 명, 피해 기간도 10년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사측에 징계를 요구했다.
그런데 사측은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 피해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비밀 서약을 요구했다.
피해자들은 비밀 서약을 받은 뒤에는 아예 태도가 바뀌더니 한 달이 넘도록 진행 상황을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소연 샤넬코리아 지부장은 “(회사가 피해자인) 나를 보호한다는 느낌보다는 ‘여기서 이야기한 거 어디 가서 이야기하면 안 돼’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샤넬코리아는 관계 법령과 사내 규정에 따라 조사하고 있다면서 비밀서약서를 받은 것은 일반적인 절차였다고 해명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A 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성실하게 조사에 응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저작권자 VONVON/ 무단복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반 시 법적조치)]